앞으로 남은 3달 남짓의 기간이 정말 중요하다. 여자축구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개인 능력과 조직력, 팀 전술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친선경기에서 0-1로 졌다. 이틀 전인 27일 연습경기(30분씩 3쿼터)에서 호주를 3-1로 이겼던 한국은 정작 실전에서는 호주의 강한 압박에 밀려 무릎을 꿇었다. 내년 2월말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만날 호주의 전력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이제 여자 대표팀에게는 올림픽 최종예선까지 3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전지훈련을 소화한 뒤 1월 중순쯤 소집돼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 대비한다. 친선대회를 마친 후에는 2월4일경 다시 소집된다. 그리고 2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선다. 한국은 북한, 일본, 호주, 중국, 베트남과 차례로 맞붙는다. 풀리그를 치러 상위 두 팀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오른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과제가 주어졌다. 일단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호주전을 통해 컨디션 난조를 드러냈다. 호주가 이제 막 시즌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WK리그 일정을 모두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상황이라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긴 했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겨우내 소속팀 전지훈련을 통해 몸상태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코칭스태프는 부상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특히 대표팀의 주축인 공격수 박은선, 수비수 심서연은 내년 2월 최종예선 출전이 불투명하다. 심서연의 공백은 미드필더 조소현, 수비수 황보람 등이 돌아오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지만 박은선이 빠진 최전방 자리는 쉽게 메우기 어렵다.
이에 대해 윤덕여 감독은 “박은선이 최종예선 전까지 회복돼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극히 제한적인 선수 폭이다. 최전방 공격수는 유영아, 정설빈, 이현영 정도라고 본다. 이들에 더해 전술적 변화를 줘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없는 선수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존 자원을 활용하면서 전술적으로 최상의 공격력을 낼 수 있는 묘안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수들은 남은 기간 동안 단점을 보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가을은 몸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호주전을 마친 후 전가을은 “몸상태가 평소의 50~60퍼센트 정도였다. 후반에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몸이 안 좋아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려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대표선수로서 변명이 되지 않는다. 호주는 리그가 시작했고 우리는 휴식기라 불리했지만 반대로 호주는 계절이 정반대인 한국으로 넘어와 원정경기를 치렀다. 호주는 그것을 이겨냈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며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88년생으로 어느덧 30대를 향해가고 있는 전가을은 “나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예선에서 북한, 일본, 호주 등 강팀들과 초반에 맞붙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 여자축구도 다른 팀에 껄끄러운 상대가 됐다. 그리고 어차피 풀리그라 한 번은 만날 상대다. 강팀을 먼저 만나 이기면 상승세를 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으니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전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지소연은 패스미스를 줄이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밝혔다. 지소연은 “전반에 많이 밀렸고 후반에는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나 싶었는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골을 내줘 아쉽다. 패스미스가 많았고 호흡이 서로 맞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과 스피드가 좋은 호주를 상대로 힘들었다. 패스할 공간도 없었고 받는 사람도 없어 고립됐다. 후반 돼서야 우리의 플레이를 했지만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해 아쉽다. 저부터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