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개최된 제17회 아시안게임(2014년 인천)의 남자축구에서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가맹국이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29개국이 참가한 대회에서 EAFF 소속으로 참가한 5개국이모두 16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아시아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이번 대회의 남자축구는 23세 이하의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지며, 연령제한에 관계 없이 선수(오버에이지)를 3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그룹 B의 홍콩은 2위로 16강에 들었다. 주장인 GK 야프 훈 파이, MF 주 인지, FW크리스티앙 안난의 오버에이지가 센터라인을 지키면서, 선두인 우즈베키스탄과 1대 1의 무승부를 보여주었다.
토너먼트 16강에서는 그룹 A 선두인 한국에 0대 3으로 패했다. 국가대표로도 선출되어 있는 FW 램 호크 헤이의 공격진이지만 한국에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룹 F의 중국은 21세 이하의 팀으로 출전했다. 2년 후인 리오 올림픽 출전을 바라보고, 후 보 감독은 우수한 선수들에게 국제경험을 쌓게 했던 것이다.
DPRK, 파키스탄과의 서바이벌 경기에서 중국은 2위를 유지했다. DPRK에게는 0대 3으로 패배했지만, 파키스탄에는 1대 0으로 승리했다. 21세의 FW 장•페이야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을 날렸다.
타이와 격돌한 16강은 0대 2로 패배했다. 23세 이하의 타이에 슈팅 수로만 6대 24로 밀렸지만, 광주항대 소속의 GK 황 진치, 캡틴의 DF시 케 등의 수비진이 분투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21세 이하의 선수로 팀을 편성했다. 테구라모리 마코토 감독은 「전원공격 전원수비」를 컨셉으로 내걸고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쿠웨이트와의 첫 경기에서 4대 1로 승리한 팀은 이라크와의 제2전에서는 1대 3으로 패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팔을 4대 0으로 꺾어 2위를 차지했다. 16강에서는 팔레스타인을 4대 0으로 일축하고 8강에 진입했다.
준준결승에서는 한국과의 라이벌 경기가 이루어졌다. 홈경기라는 이점을 가진 상대에게 밀렸지만 일본은 끈질긴 수비로 대항했다. 그러나 후반 종료 직전에 PK를 허용하여, 마지막 순간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연패를 노렸던 일본은 0대 1로 패배했다.
16강에서 홍콩, 준준결승에서 EAFF 동지인 일본을 격파한 한국은 준결승에서 타이에 2대 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23세 이하의 선수에 오버에이지를 추가한 팀은 시합을 거듭하면서 기능성을 높여 나갔다.
연장 후반까지 양팀이 양보하지 않는 격전의 결승전
다른 쪽 블록에서는 DPRK이 결선에 올라갔다. 강호 이라크와의 준결승은 양팀이 무득점인 상태로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국가대표 소속인 존 이르그와의 득점으로 1대 0으로 승리했다.
결승전은 숨가쁜 공방이 되었다. 준준결승 이후부터는 이틀간만 쉬어야 하는 힘든 일정이지만, 양팀 모두 피로감을 보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그러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오버에이지인 GK김 승규를 주축으로 한 한국 수비진은 예선부터 6개 시합 연속으로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편, DPRK도 5개 시합 중 4개 시합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양팀의 절박한 슈팅이 환성과 비명을 자아냈지만, 무득점 상태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서로의 특색이 맞부딪치는 시합에 결말이 찾아온 것은 연장 후반이 종료되기 직전이었다. 왼쪽 코너킥으로 혼전이 벌어진 가운데, 한국의 임창우가 오른발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서울에서 개최된 1986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우승에서 멀어졌던 한국이 28년만에 아시안게임의 승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