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개막한 2015 캐나다 FIFA 여자 월드컵에서 미국 대표팀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디펜딩 챔피언인 일본은 결승까지 올라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결승에서 미국에 5-2 로 패했다. 그러나 일본은 2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자랑스러운 업적을 이뤄내며 2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한국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각각 8강과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일본
첫 경기에서 일본은 스위스의 조직적인 패스와 공격수들의 돌파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의 균형을 깨트리는 골을 터트리며 1-0 승리를 거뒀다. 안도 코즈에가 골키퍼와 충돌해 쓰러져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내 리드를 안겼다. 부상으로 경험 많은 공격수를 잃은 일본은 두 번째 경기인 카메룬과의 맞대결에서 측면 미드필더인 오노 시노부를 전방에 배치했다. 일본은 몸싸움이 강한 카메룬을 상대로 뚝심 있는 싸움을 펼친 끝에 2-1 승리를 거뒀고, 덕분에 두 경기만에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조별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에콰도르전에서 일본은 출전 명단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면서도 승리를 거뒀다. 16강 상대는 세 명의 강력한 공격수를 앞세운 네덜란드였지만, 일본은 이번에도 2-1 승리를 거뒀다. 왼쪽 측면에서 미야마의 패스가 이와부치 마나에게 이어졌고, 이와부치가 페이크 동작으로 흘려준 공을 사카구치 미즈호가 골로 연결해 전 세계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8강 상대는 아시아 지역 경쟁자인 호주였다. 후반 41분 코너킥에서 이와부치가 훈련에서 했던 대로 멋진 킥을 선보여 결승 골을 터트렸다.
준결승에서 일본은 지난 대회 조별라운드에서 일본에 패배를 안겼던 잉글랜드를 상대했다.이번에는 역습 상황에서 나온 잉글랜드의 자책골이 승부를 가르며 일본에 2-1 승리를 안겼다. 결승에는 부상에서 회복한 안도가 돌아왔지만, 경기 초반부터 코너킥에서 선제골을 내줬다. 그 후 세 골을 더 헌납하며 일본의 연속 우승에 대한 희망은 끝이 났다. 일본은 힘을 모아 두 골을 만회했으나 결국 다섯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대회 마지막까지 실력과 투지를 보여준 일본은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중국은 첫 경기에서 개최국인 캐나다에 1-0 패배를 당했지만, 네덜란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골키퍼 왕 페이가 훌륭한 선방을 펼치고 탕 지알리가 날카로운 역습을 이끄는 둥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그 결과 중국은 경기 종료 직전 왕 리시의 멋진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조별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뉴질랜드와의 격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A조 2위를 차지, 16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카메룬을 상대한 16강에서는 전반 11분만에 코너킥에서 리 동나의 패스를 받은 우 샨샨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후 카메룬은 폭발적인 역습으로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리 동나와 리우 샨샨이 이를 잘 막아내며 중국에 승리를 안겼다.
8강에서는 미국을 상대로 탄탄한 조직력을 보여주며 점유율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칼리 로이드에게 이어진 긴 패스로 미국이 선제골을 터트리고, 슈퍼스타 골키퍼인 호프 솔로가 선방을 펼쳐 중국의 반격을 막아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탈락했으나,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뤄내는 등 훌륭한 성과를 얻었다. 특히 뛰어난 유망주들을 발굴함으로써, 다가오는 8월에 우한에서 열릴 EAFF 동아시안컵2015을 대비하게 됐다.
대한민국
2003 FIFA 여자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본선에 오른 한국은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였으나 득점 기회를 잘 살린 브라질에 2-0 패배를 당했다. 두 번째 경기인 코스타리카 전에서는 팀의 중심인 조소현이 중원을 잘 이끌며 공을 잘 통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타리카가 전반 16분에 긴 패스에 이은 마무리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한국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강유미의 크로스를 받은 전가을의 멋진 골이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내내 좋은 흐름을 유지하던 한국은 경기 막바지에 중원에서 침투를 허용하며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서는 희망이 보였다.
16강 진출을 걸고 격돌하게 된 한국과 스페인의 맞대결에서는 조별라운드 경기 중 최고라고 할 만한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두 팀 모두 중원에서부터 공격적인 태도로 골을 노렸고, 수비수들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전반 28분 스페인이 측면 돌파에 이은 베로니카 보케테의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한국은 측면을 통한 강력한 공격으로 조소현과 김수연이 골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경기 막바지 베르무데스의 슈팅으로 동점을 노렸지만, 공은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다. 이후 수비 태세로 전환한 한국은 격전에도 승리를 지켜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에서는 전반 3분과 7분에 프랑스에 실점을 허용해 어려운 상황이 전개됐고, 후반 들어 감행한 역습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 했다. 결국 한국은 프랑스에 3-0으로 패해 탈락했다. 그러나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본선에 오르지 못 했던 한국이기에 16강 진출은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할 수 있다.